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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

챗GPT와 교육의 변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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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와 교육의 변화

다섯째, 학교의 변화이다. 학교는 교육의 목적만을 위하여 지어진 건축물이라 정의한다. 인터넷이나 방송강의가 활성화되면서 건물은 필요 없게 되었다. 대표적 예가 미네르바대학이며, 국내에도 다양한 사이버대학들이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농산어촌 초등학교들은 학생이 없어 자연적으로 폐교되고 있으며, 수도권을 제외한 대학들마저도 학생 모집이 어렵다고 한다. 정보통신과학의 발달과 인구 감소는 유형적인 학교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챗봇이 활성화되면 학교가 필요 없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지역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글로컬(Glocal)대학이란 명칭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대학은 분명 글로벌라이즈한 건물 없는 대학이 될 것이다.

교육과정의 변화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생들의 학력과 경력은 그들이 결정한 개인화 교육과정에 의하여 자기이해학습을 전개할 것이기에 고등학교에서 문과와 이과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학의 교양·선택·필수과목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이수학점제도 역시 필요 없게 될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만큼, 필요한 만큼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대학은 융합교과나 주제에 따라 강의나 학습자료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고, 초등학생부터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이런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되는 기회가 확산될 것이다. 만약 대학이나 어떤 기관에서 제작한 교육내용이 챗GPT를 통해서 얻는 지식보다 유용하지 않을 경우는 그런 강의들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교사(수)의 임무와 역할 변화이다. 챗봇이 제공하는 지식이나 기술보다 수준 높은 내용을 제공하지 못하는 교사나 교수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미래의 교수자는 챗봇이 제공하는 지식보다 많은 내용을 알아야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학습자가 원하는 내용의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고, 그 내용들이 어떠한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게 된다. 아울러 가르치는 것보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이 커지고, 교육자(educater)보다는 안내자(guider) 혹은 조정자(moderater)가 될 것이다. 나아가서 챗GPT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다양한 정보들을 비교·분석하고 종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면 앞에서 설명한 역할을 챗봇이 하게 될 것이고, chatboter라는 용어가 등장할 수 있다. 

챗GPT의 답변을 과제물로 제출한 학습자를 평가할 때, 평가자는 복사 수준에서 과제물을 작성한 것인지, 틀린 내용을 제출한 것인지, 독창적인 내용이 있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이런 일들이 어렵기 때문에 과제물을 작성할 때 챗GPT 혹은 챗봇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고, 학습자들이 그런 지시를 꼭 따른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므로 교수자는 챗봇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생각이나 일들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뛰어난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그런 교수자들의 능력에 맞는 사회·경제적 보상이 따라야 할 것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다른 차원의 교사양성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일곱째, 교육의 정의에 대한 변화이다. 한자로 교육은 어른이 막대기를 들고 아이들이 본받도록 하며 기른다는 의미이다. Education은 잠재된 능력을 밖으로 꺼낸다는 뜻이고, pedagogy는 어린이에게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다. 그런 뜻에서 교육은 선생님이나 부모가 이끌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AI의 등장으로 학습자를 교수자가 의도한 대로 끌고 가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그들이 찾아가게 도와주는 게 교육이란 생각이다. 그에 걸맞은 단어가 무엇일지 궁리할 일이다. 

지금까지 교육개혁이나 교육혁신이란 말을 너무 자주 들어왔다. 교육을 혁신한다고 요란을 떨어봐야 세상은 더 앞에 가 있었던 게 지난 과거의 우리나라 교육혁신 혹은 교육개혁이었다. 계획을 수립하다 보면 교육환경이 변했고, 이를 학부모나 학습자가 먼저 인지하였으며, 과학기술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망을 간 형편이었다. 혁신한다는 주체들이 인지하는 변화의 현상이나 미래사회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면 그릇된 방향으로 교육이 전개된다. 앞으로 교육의 변화는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단계적으로 물길을 내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둑으로 막아서도 안 되고, 물길을 되돌려서도 안 되며, 저 아래 이상한 곳에 저수지를 파놓고 물이 고이게 해서도 안 된다. 세상의 변화를 알고 자연의 이치를 따르면서 앞에서 언급한 교육의 변화를 고려하여 교육을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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